WEBVTT

00:01.022 --> 00:01.856
"우미"

00:01.939 --> 00:04.191
일주일간 수고 많았어

00:04.275 --> 00:06.277
없으면 어쩔 뻔했니!

00:06.360 --> 00:08.529
내일부터 섭섭해서 어떡해

00:08.612 --> 00:10.656
미쿠 씨, 히이라기 씨

00:10.740 --> 00:13.159
정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!

00:13.242 --> 00:15.119
나야말로

00:15.202 --> 00:16.037
"아카네"

00:16.120 --> 00:18.330
얼마 안 되지만 알바비야

00:18.414 --> 00:19.665
감사합니다!

00:19.749 --> 00:22.126
쿄한테 고맙긴 한데

00:22.209 --> 00:23.878
공연이 다음 주였던가?

00:23.961 --> 00:25.045
네

00:25.129 --> 00:27.965
근데 중간고사 기간이라고
하지 않았어?

00:28.049 --> 00:29.050
뭐?

00:29.133 --> 00:30.843
힘들겠네

00:30.926 --> 00:32.428
다 할 수 있겠어?

00:34.346 --> 00:36.682
저를 뭐로 보시는 거예요?

00:36.766 --> 00:40.978
당근 둘 다 멋지게 해내야죠!

02:11.819 --> 02:13.946
"일주일 후"

02:17.074 --> 02:20.494
오늘은 진짜 양로원에서 하네요

02:20.578 --> 02:22.496
"양로원 카가야키"

02:22.580 --> 02:24.874
아이고, 미안합니다

02:24.957 --> 02:26.876
만담가들 맞죠?

02:26.959 --> 02:29.211
오늘 담당자 타이나카라고 합니다

02:29.295 --> 02:30.713
아라카와 쿄지입니다

02:31.213 --> 02:33.591
오늘 잘 부탁드려요

02:33.674 --> 02:36.010
전 아카네예요, 잘 부탁드립니다

02:36.552 --> 02:38.637
이쪽으로 와요

02:38.721 --> 02:41.098
별말씀을요, 신세 지고 있습니다

02:44.518 --> 02:46.395
귀여워라

02:46.478 --> 02:49.899
오늘 관객은 여기 사는 분들이죠?

02:49.982 --> 02:51.275
그래

02:51.358 --> 02:54.987
시설에서 하는 오락 행사를
맡아 달라고 했어

02:55.070 --> 02:55.988
그렇군요

02:57.573 --> 02:58.490
너도 익숙해져

02:59.742 --> 03:03.746
라쿠고는 방석 하나만 있으면
어디서든 공연할 수 있지

03:03.829 --> 03:05.789
낯선 곳이라
불안할 수도 있지만…

03:05.873 --> 03:06.707
불안이요?

03:07.374 --> 03:08.751
그런 거 아니야?

03:08.834 --> 03:11.503
전 오히려 대박 같은데요

03:11.587 --> 03:13.005
대박?

03:13.589 --> 03:15.674
아까 생각했거든요

03:16.592 --> 03:20.387
'오늘 관객들은
평소에 이렇게 사는구나'

03:20.971 --> 03:25.601
우린 보통 공연장에 있는
관객들만 보잖아요

03:26.477 --> 03:29.521
그래서 당연한 얘기지만

03:29.605 --> 03:35.236
각자의 일상이 있는데 일부러
시간을 내주신다는 걸 알았어요

03:35.986 --> 03:37.863
여기 와서 다행이에요

03:39.031 --> 03:41.492
처음부터 의욕은 넘쳤지만

03:41.575 --> 03:45.162
지금은 관객들이
더 즐겨 주셨으면 해요

03:46.247 --> 03:47.414
그래

03:48.874 --> 03:51.961
마음가짐은 좋지만
너무 흥분하지 마

03:52.044 --> 03:53.128
네

03:53.212 --> 03:55.631
이곳 원장님한테
양해를 구해 놨으니

03:55.714 --> 03:57.591
젠자는 네가 맡아

03:57.675 --> 03:59.635
시간은 15분이다

03:59.718 --> 04:01.095
맘대로 해 봐

04:01.178 --> 04:04.056
'어떻게 하면 관객이 즐기는
라쿠고를 할 수 있을까?'

04:04.139 --> 04:07.226
그 답을 지켜보겠다

04:09.270 --> 04:10.104
그럼…

04:10.187 --> 04:11.105
그렇죠

04:11.188 --> 04:13.190
사츠키 라쿠고 축제를
시작하겠습니다

04:13.274 --> 04:15.109
- 재밌게 보세요
- 정말

04:15.192 --> 04:17.486
여러 가지를 배웠거든요

04:21.407 --> 04:24.576
감사도 할 겸 그 질문에…

04:30.082 --> 04:32.960
확실하게 답을 드릴게요

04:39.008 --> 04:41.510
관객은 스무 명도 안 돼

04:41.593 --> 04:43.512
전부 할머니랑 할아버지들이야

04:44.013 --> 04:46.307
하긴, 양로원이니까 당연하지

04:46.890 --> 04:48.809
공연 시간은 15분

04:48.892 --> 04:51.603
그 사이에
얼마나 즐기게 할 수 있을까?

04:51.687 --> 04:55.733
네 라쿠고를 받아 주길 바라면
너부터 상대를 받아 줘야지

04:56.442 --> 04:58.319
그렇죠, 미쿠 씨?

04:58.944 --> 05:00.112
우선

05:00.195 --> 05:01.864
내 소개부터 하자

05:02.573 --> 05:05.242
안녕하세요, 아카네라고 합니다

05:05.326 --> 05:08.370
아직 17살 고등학생이에요

05:08.454 --> 05:10.372
- 내년 봄에 졸업…
- 어머나

05:10.456 --> 05:13.667
- 아라카와 시구마 스승님 제자…
- 우리 손녀랑 동갑이네

05:13.751 --> 05:16.920
아, 손녀분도 17살이에요?

05:17.004 --> 05:19.798
실례지만 어르신은
연세가 어떻게 되세요?

05:19.882 --> 05:21.842
88살 됐지

05:22.634 --> 05:26.180
88세요? 동안이시네요!

05:26.263 --> 05:29.183
아무리 봐도
87세는 안 넘으신 거 같아요!

05:30.392 --> 05:34.563
또 고등학생 손주가 있는 분
계시나요?

05:35.564 --> 05:37.357
정말 많네요!

05:37.441 --> 05:40.277
그럼 오늘은
손녀가 왔다 생각하시고

05:40.360 --> 05:42.613
- 즐겨 주세요
- 그렇군

05:42.696 --> 05:44.239
살피고 있어

05:44.782 --> 05:46.533
분위기를 읽는 거야

05:49.244 --> 05:50.496
마쿠라

05:50.579 --> 05:53.499
본론에 들어가기 전의
세상 이야기나 가벼운 이야기

05:54.249 --> 05:59.505
만담가는 이때를 이용해
객석을 달구고 분위기를 살피지

05:59.588 --> 06:02.674
회장 분위기는 대충 파악했어

06:02.758 --> 06:04.718
남은 건 저 사람

06:05.385 --> 06:07.721
여기서 유일하게 지루해 보여

06:07.805 --> 06:09.306
그렇다면…

06:09.389 --> 06:14.478
오늘은 '아이 칭찬' 이야기를
들려드릴까 하는데요

06:14.561 --> 06:17.773
끝까지 잘 들어 주십사
부탁드릴게요

06:24.238 --> 06:26.031
라스트 아이콘택트요?

06:26.115 --> 06:27.074
그래

06:27.783 --> 06:30.953
사람은 눈으로도 말하는 법이야

06:31.036 --> 06:33.539
승무원들이 접객할 때
쓰는 방법인데

06:33.622 --> 06:36.625
가기 전에 마지막으로
상대의 눈을 보고 미소 지으면

06:36.708 --> 06:38.293
좋은 인상으로 이어지지

06:38.794 --> 06:40.671
그렇게 쉽게 될까요?

06:40.754 --> 06:43.590
된다니까, 생각해 봐

06:43.674 --> 06:47.511
다른 사람이 아니라
나한테만 미소를 지어 주면

06:47.594 --> 06:50.222
특별하다는 생각에
기분 좋지 않아?

06:52.141 --> 06:54.560
사부로, 정신 차려!

07:01.024 --> 07:02.442
내가 잘못 봤네

07:02.526 --> 07:05.946
라쿠고에서는 관객과
대화를 나눌 줄 알아야 해

07:06.029 --> 07:08.532
말을 하지 않더라도 시선과 표정

07:08.615 --> 07:11.368
분위기에서 얻을 수 있는
정보가 많지

07:11.452 --> 07:13.787
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
반응하면서

07:13.871 --> 07:15.747
자기 이야기에 끌어들이는 거지

07:15.831 --> 07:19.251
관객을 의식하고 있으니까
그게 가능한 거야

07:19.334 --> 07:22.296
대충 배운 건 티가 나기 마련이라

07:22.379 --> 07:26.258
그저 흉내만 내는 건
오래 못 간다고 하죠

07:26.341 --> 07:29.720
우미에서 잘 배운 모양인데
이제…

07:29.803 --> 07:31.513
준비됐어!

07:31.597 --> 07:33.474
이제 본론!

07:33.557 --> 07:35.851
안녕하십니까, 어르신?

07:35.934 --> 07:37.978
아, 자네 왔는가?

07:38.061 --> 07:40.522
그래, 어여 들어와

07:40.606 --> 07:42.191
감사합니다

07:42.691 --> 07:44.401
무슨 볼일이라도 있나?

07:44.485 --> 07:47.362
한 잔 얻어 마실까 해서요

07:47.988 --> 07:49.031
공술이요

07:49.114 --> 07:50.491
웬 공술?

07:50.991 --> 07:54.495
뭘 또 숨기고 그러실까
오는 길에 다 들었어요

07:54.578 --> 07:58.457
어르신 댁에
공술이 있다고들 하던데

07:58.540 --> 08:01.418
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나
싶어서 왔죠

08:01.502 --> 08:02.419
뭐?

08:02.503 --> 08:04.588
거 한 잔 얻어 마십시다
구두쇠 같은 양반!

08:04.671 --> 08:08.300
자네도 참 딱하구먼

08:08.800 --> 08:12.095
세상에 거저로 주는 술이
어디 있나?

08:12.179 --> 08:14.848
우리 집에 있는 건 콩술이야

08:14.932 --> 08:16.808
공술이 아니라 콩술

08:16.892 --> 08:18.477
콩술이라고요?

08:18.560 --> 08:20.521
똑같은 이야기도 이렇게 다르네

08:20.604 --> 08:22.356
기껏 왔으니 한 잔 주쇼

08:24.942 --> 08:26.068
'아이 칭찬'

08:26.860 --> 08:28.904
공술이 마시고 싶은 하치고로가

08:28.987 --> 08:31.532
동네 어른에게
사람을 칭찬하는 법을 배우지만

08:31.615 --> 08:33.534
건성으로 듣는 바람에

08:33.617 --> 08:36.620
실패하는 모습을 그린 젠자 이야기

08:37.162 --> 08:38.914
오호라!

08:38.997 --> 08:40.916
마흔다섯인 사람한테 이러라고요?

08:40.999 --> 08:42.709
'마흔다섯치고 젊으시네'

08:42.793 --> 08:45.504
'백 년은 사신 거 같은데'

08:45.587 --> 08:47.422
백 년이 아니라 액년

08:48.215 --> 08:49.258
액년은 뭔데요?

08:49.341 --> 08:51.552
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군

08:51.635 --> 08:53.971
남자의 액년은 마흔둘이야

08:54.054 --> 08:56.682
마흔다섯인데 마흔둘처럼
보인다고 하는 거지

08:57.724 --> 08:59.518
속도도 여유롭고

08:59.601 --> 09:01.979
오늘 관객들에게 딱이야

09:02.729 --> 09:05.357
관객에 맞춰서
말하는 스타일을 바꾸는 것도

09:05.440 --> 09:07.317
만담가만의 능력이지

09:07.401 --> 09:09.319
한 번 실패하더니 배웠네

09:10.112 --> 09:12.322
오늘은 안심하고 지켜볼 수 있겠어

09:12.406 --> 09:13.407
다 45살이면 몰라도

09:13.490 --> 09:16.368
50살인 사람을 만나면 어쩝니까?

09:16.451 --> 09:20.205
그때는 45, 46살처럼
보인다고 해야지

09:20.289 --> 09:22.833
아, 상대가 60살이면요?

09:22.916 --> 09:24.626
55, 56살이지

09:24.710 --> 09:25.669
그래요?

09:25.752 --> 09:26.962
70살이면요?

09:27.045 --> 09:28.171
65, 66살

09:28.255 --> 09:30.716
- 80세는요?
- 75, 76살

09:30.799 --> 09:31.717
90은요?

09:31.800 --> 09:33.802
85, 86살

09:33.885 --> 09:34.720
백 살은요?

09:36.471 --> 09:38.932
이야기 속도가 빨라졌어

09:39.016 --> 09:41.977
자동차가 기어를 바꾸고
조금씩 가속하는 것처럼

09:42.060 --> 09:44.563
말하는 속도를 점점 끌어올렸나?

09:44.646 --> 09:47.107
그럼 95나 96처럼 보인다고 해야지

09:47.190 --> 09:50.444
관객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

09:50.527 --> 09:51.987
설마

09:52.070 --> 09:55.449
본인 속도대로 말해도
즐길 수 있도록

09:55.532 --> 09:57.951
관객들을 적응시킨 건가?

10:00.954 --> 10:04.082
헐, 마요네즈도 직접 만들어요?

10:04.166 --> 10:05.709
꼼꼼하게 신경 쓰시네요

10:05.792 --> 10:07.461
당연하지!

10:07.544 --> 10:10.172
일 순위는 무조건 손님 만족이야

10:10.255 --> 10:14.092
그다음에 내 솜씨를 뽐낼 수 있는
요리를 내야지

10:14.676 --> 10:16.053
놀라운데

10:17.012 --> 10:19.306
기지라고?

10:19.389 --> 10:22.351
아카네라면 문제없을 거다

10:22.934 --> 10:26.438
외람되지만
본인은 고민하고 있던데요

10:26.521 --> 10:27.689
아카네는

10:28.273 --> 10:32.277
사람을 생각하고 고민하고
배울 수 있는 애야

10:33.236 --> 10:37.699
요즘 다른 일문 제자 때문에
초조해하는 눈치지만

10:39.534 --> 10:40.702
걱정할 거 없다

10:41.495 --> 10:44.998
그 눈빛은 관객에게
제대로 전달될 테니까

10:45.749 --> 10:47.125
다행이다

10:47.209 --> 10:50.212
관객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
웃고 있어

10:50.295 --> 10:52.339
정말 행복해!

10:52.923 --> 10:54.007
그리고 '아이 칭찬'은

10:54.091 --> 10:59.096
남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
아는 척하다 실패하는 이야기잖아

10:59.179 --> 11:03.266
최근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

11:03.350 --> 11:06.144
격하게 공감돼

11:06.978 --> 11:09.940
스승님이 예전에 말씀하셨었지

11:15.320 --> 11:16.446
잘 들어라, 아카네

11:16.530 --> 11:21.368
라쿠고는 당시
마을 사람들이 만든 예술이다

11:21.451 --> 11:23.370
그래서 등장인물이 다

11:23.453 --> 11:27.332
목수나 생선 장수
방을 세주는 집주인이지

11:27.416 --> 11:30.210
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

11:31.253 --> 11:32.462
그러니까 너도

11:32.546 --> 11:36.258
나중에는 이야기에 나오는
사람들의 기분이 이해될 거야

11:37.300 --> 11:40.595
옛날 사람들 기분을
알 수 있을까요?

11:40.679 --> 11:42.222
알지

11:42.973 --> 11:45.934
사람의 사고방식이나
생활 방식이 변해도

11:46.017 --> 11:50.230
인간다움이라는 건
시대를 초월하는 법이니까

11:50.856 --> 11:52.149
아카네, 그러니까

11:52.649 --> 11:54.484
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

11:54.568 --> 11:55.944
고민도 많이 하고

11:56.027 --> 11:57.571
상처도 많이 받고

11:58.280 --> 12:02.534
언젠가 그런 경험이 쌓여
네 자산이 되는 날이 올 거다

12:05.745 --> 12:08.331
그때는 이해가 안 됐는데

12:09.624 --> 12:11.126
이제 알겠어

12:12.085 --> 12:16.339
그런 경험 덕분에
지금 이 자리에 온 거야

12:16.923 --> 12:19.843
세상에 헛된 일은 없어

12:19.926 --> 12:23.013
뭐든 라쿠고에 적용할 수 있다고!

12:25.599 --> 12:26.808
몇 살?

12:26.892 --> 12:29.644
이제 막 태어났으니까 한 살이겠지

12:29.728 --> 12:32.939
한 살? 한 살치고는 참 동안이네!

12:33.023 --> 12:36.776
바보 아냐? 한 살이 동안이면
대체 몇 살로 보인다는 거야?

12:36.860 --> 12:39.696
아무리 봐도 그 절반이죠

12:47.829 --> 12:49.206
굉장해

12:51.583 --> 12:52.834
라쿠고

12:53.668 --> 12:55.462
진짜 재밌다!

13:04.012 --> 13:05.472
내가 잘못 봤네

13:05.555 --> 13:07.307
진심으로 놀랐다

13:07.891 --> 13:10.018
지금처럼 노력하면 돼

13:10.101 --> 13:11.937
감사했어요!

13:13.146 --> 13:14.689
뭐가 감사해?

13:14.773 --> 13:16.483
이것저것 전부요

13:17.400 --> 13:21.029
제가 얼마나 생각이 짧았는지
확실히 알았어요

13:21.571 --> 13:22.447
덕분에

13:23.281 --> 13:26.660
라쿠고가 더 좋아질 거 같아요

13:27.702 --> 13:28.620
그래?

13:29.204 --> 13:32.082
잘 모르겠지만
도움이 됐다면 다행이고

13:32.874 --> 13:34.251
네 대답은

13:34.334 --> 13:36.378
아주 잘 봤다

13:36.461 --> 13:38.964
이제 내가 보여 줄 차례지

13:39.589 --> 13:43.051
사형의 위엄을 똑똑히 보여 줄게

13:47.305 --> 13:49.224
저번 행사 때는

13:49.307 --> 13:52.769
분장실에서 잡일 하느라고
제대로 못 봤는데

13:58.858 --> 14:02.445
쿄지 씨 라쿠고를
제대로 보는 건 처음이네

14:04.573 --> 14:06.825
저는 아라카와 쿄지입니다

14:07.617 --> 14:09.786
앉은 자세가 정말 깔끔하다

14:10.370 --> 14:12.831
자세 하나로 이렇게 주목을 받네

14:12.914 --> 14:15.250
이런 말씀을 드려 보죠

14:15.333 --> 14:17.794
에도 토박이는
돈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

14:17.877 --> 14:20.797
- 돈을 아끼지 않…
- 아카네는 확실히 답했어

14:20.881 --> 14:23.383
- 그날 써 버리죠
- 그럼 난

14:23.967 --> 14:25.260
이 자리에서…

14:25.343 --> 14:26.761
내일은 새로운 바람이 불죠

14:26.845 --> 14:29.014
- 뭘 보여 줄까?
- 그런 식이죠

14:29.097 --> 14:32.934
무사태평이었다고 합니다

14:33.018 --> 14:34.728
이것 참

14:34.811 --> 14:37.188
골치 아픈 걸 주워 버렸네

14:37.272 --> 14:38.857
돈주머니 아냐

14:38.940 --> 14:41.985
안을 보니까 3냥이랑
도장 찍힌 문서가 있군

14:42.068 --> 14:45.447
문서에는 칸다 타데타이쿠초의
목수 키치고로라고 적혀 있어

14:45.530 --> 14:46.656
이 이야기는…

14:47.574 --> 14:49.409
'삼방일냥손'

14:50.160 --> 14:52.245
길에서 지갑을 주운 킨타로는

14:52.329 --> 14:55.290
안에 있던 문서와 도장을 보고

14:55.373 --> 14:57.959
그걸 떨어뜨린
키치고로를 찾아간다

14:58.043 --> 15:01.588
하지만 에도 토박이는
그날 번 돈은 그날 다 쓰는 성미

15:02.130 --> 15:03.882
3냥을 서로 떠넘기는

15:03.965 --> 15:06.468
두 에도 토박이의 고집으로
갈등이 생기지

15:06.551 --> 15:08.219
아, 여기구나

15:08.303 --> 15:09.721
오호라

15:09.804 --> 15:11.932
'키치'라고 쓰여 있네

15:12.891 --> 15:16.019
집에 있으면 좋겠는데

15:16.102 --> 15:19.356
없으면 이게 또 골치 아픈데

15:19.439 --> 15:21.775
이 장지문은 새로 달았나?

15:22.359 --> 15:24.527
어디 확인해 볼까?

15:24.611 --> 15:27.072
어떤 상황인고

15:28.073 --> 15:29.282
마침 있네

15:29.366 --> 15:30.992
저 친구구먼

15:31.076 --> 15:34.454
말 한마디, 행동 하나하나
허투루 하는 게 없어

15:34.537 --> 15:37.415
연기에 빈틈이 없는
진지한 라쿠고야

15:38.500 --> 15:42.545
에도 토박이면 에도 토박이답게
담백한 안주를 먹어야지!

15:44.631 --> 15:45.882
별 이상한 놈이 왔네

15:46.758 --> 15:49.719
자네 말이야, 목수 키치고로 맞지?

15:49.803 --> 15:50.845
그래

15:50.929 --> 15:53.723
목수 키치고로가 맞기는 한데
댁은 뭐야?

15:53.807 --> 15:56.434
난 미장이 킨타로라고 하는데

15:56.518 --> 15:57.894
킨타로?

15:57.978 --> 15:59.938
- 킨타로란 이름답지 않은데
- 그렇구나

16:00.563 --> 16:03.483
쿄지 씨는 그냥 진지한 게 아니야

16:03.566 --> 16:05.527
지나치게 진지해!

16:05.610 --> 16:08.780
이거 갖다주려고
일부러 여기까지 온 거 아냐?

16:08.863 --> 16:10.490
자, 이거 받아

16:11.574 --> 16:15.620
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
이 멍청한 놈아!

16:15.704 --> 16:18.623
난 돈주머니를 두고 온 게 아니라

16:18.707 --> 16:20.208
길에 떨어뜨린 거야

16:20.291 --> 16:23.378
그게 어디였는지는
알 길이 없다고!

16:24.004 --> 16:28.091
알고 자시고
여기 그쪽 이름이 적혀 있잖아!

16:28.174 --> 16:30.593
시끄럽고 돈은 필요 없어

16:30.677 --> 16:31.886
다 줄 테니까 가져가

16:31.970 --> 16:34.431
돈을 찾아준 은인한테
폭력을 휘두르다니?

16:34.514 --> 16:36.016
이게 무슨 경우야?

16:36.099 --> 16:37.434
가 봐!

16:37.517 --> 16:39.644
이건 내용 자체도 황당한데

16:39.728 --> 16:42.230
저렇게 진지하게 하면
안 웃고 배겨?

16:42.313 --> 16:43.690
잠깐 있어 봐!

16:43.773 --> 16:45.734
옆집에 또 난리 났네

16:45.817 --> 16:47.402
주인장!

16:47.485 --> 16:48.820
주인장!

16:49.320 --> 16:50.405
쿄지

16:50.989 --> 16:53.533
관객을 웃기려고 하지 마라

16:54.034 --> 17:00.123
넌 세련된 말장난으로
사람을 웃기는 요령은 없으니까

17:00.206 --> 17:01.833
진지하게 해

17:02.709 --> 17:05.879
외람되지만 진지하게만 하면
웃길 수 없을 텐데요

17:06.379 --> 17:08.965
물론 진지하기만 하면 재미없지

17:09.049 --> 17:09.883
하지만

17:09.966 --> 17:12.343
지나치게 진지하면 재미가 생기지

17:13.511 --> 17:16.931
제대로 해내면 개성이니까
우직하게 해

17:17.015 --> 17:19.726
그게 네 무기가 될 거다

17:19.809 --> 17:25.732
이렇게 키치고로와 킨타로가
싸운 원인이 된 3냥의 행방은

17:25.815 --> 17:30.695
에도 남부 봉행 오오카 에치젠의
결정에 맡기게 됐습니다

17:30.779 --> 17:35.366
키치고로, 잃어버린 돈주머니를
갖다준 킨타로에게

17:35.450 --> 17:37.786
폭행을 휘둘렀다고 하는데

17:37.869 --> 17:39.537
그게 사실인가?

17:40.038 --> 17:41.456
그건 그렇습니다만

17:41.539 --> 17:44.209
이 몸은 에도 토박이라
한 번 잃은 돈을 받을 생각이 없어

17:44.292 --> 17:45.919
주겠다고 했습니다요

17:46.002 --> 17:47.337
그래?

17:47.879 --> 17:51.925
킨타로, 그대는 어째서
3냥을 받지 않았나?

17:52.467 --> 17:53.968
무슨 말씀이십니까!

17:54.052 --> 17:57.472
주운 물건은 주인에게 돌려주라고
가르쳐야 할 양반이

17:57.555 --> 17:59.682
소인은 그런 푼돈을 챙기는
쫌생이가 아닙죠

18:00.350 --> 18:01.935
그래?

18:02.018 --> 18:06.815
하면 둘 다 돈을 거부하는 건가?

18:07.774 --> 18:11.319
만담가의 사제 관계는
불가사의해

18:12.070 --> 18:16.032
스승이 제자를 받아서
얻는 이득은 없어

18:16.533 --> 18:21.121
오히려 예절을 가르치고
라쿠고를 연습시키고

18:21.788 --> 18:25.458
신경 써야 일이 산더미지

18:26.334 --> 18:27.335
그래도…

18:29.629 --> 18:30.630
좋다

18:30.713 --> 18:35.093
이 몸은 양쪽의 주장을
모두 들었다

18:35.176 --> 18:39.681
하면 싸움의 원인이 된 3냥은
내가 맡겠다

18:40.181 --> 18:45.019
그리고 키치고로와 킨타로에게
상을 내리겠다

18:46.187 --> 18:49.774
에도 토박이의 청렴함을
보여 준 보답이다

18:49.858 --> 18:51.234
그래도 스승님은

18:51.317 --> 18:53.778
우리를 자식처럼 보살피면서

18:53.862 --> 18:57.198
바라는 것 없이
마음을 써 주시니

18:57.782 --> 18:59.617
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라

19:01.744 --> 19:04.831
좋아, 그럼 이어서 해 봐

19:04.914 --> 19:05.874
네

19:06.541 --> 19:11.546
키치고로가 킨타로에게
잃어버린 돈을 받았다면 3냥

19:11.629 --> 19:15.925
킨타로도 키치고로가 준
사례금을 받았다면 3냥

19:16.009 --> 19:19.637
내가 맡은 3냥에
내가 1냥을 보태서

19:19.721 --> 19:22.390
두 사람에게 2냥씩 나눠 준다면…

19:22.473 --> 19:26.269
나도 사형으로서
아낌없이 베풀겠다

19:26.895 --> 19:29.480
스승님께서 해 주신 것처럼

19:29.564 --> 19:32.901
계속 베풀 자격이 있는
사람으로 남을 거야

19:33.693 --> 19:36.738
말에 힘이 실리는 건
됨됨이에 달렸어

19:37.488 --> 19:38.740
사람으로서

19:39.490 --> 19:40.742
만담가로서

19:40.825 --> 19:43.786
앞장서서 본보기를 보이겠다

19:43.870 --> 19:47.123
너희가 따르고 싶은
사형이 될 거야

19:49.000 --> 19:50.293
이번 판결은 이름하여…

19:52.253 --> 19:55.423
셋이 1냥씩 잃은 '삼방일냥손'!

19:56.716 --> 19:58.051
대단해

20:03.723 --> 20:07.101
이건 쿄지 씨의 라쿠고구나!

20:11.105 --> 20:12.815
"우미"

20:12.899 --> 20:16.569
대성공이었네, 잘됐다!

20:16.653 --> 20:17.862
그러니까요!

20:17.946 --> 20:20.031
쿄지 씨 라쿠고도
장난 아니었어요!

20:21.241 --> 20:23.534
여기서 배운 것도

20:23.618 --> 20:25.411
- 마쿠라에 써먹었어요
- 참

20:25.495 --> 20:27.330
난 상관없지만

20:27.413 --> 20:30.708
젠자가 마쿠라 하는 걸
못마땅해하는 사람도 있으니까

20:30.792 --> 20:31.918
주의해

20:32.001 --> 20:32.919
네!

20:35.046 --> 20:38.216
그리고 난 쿄지 오라버니라고 불러

20:39.926 --> 20:41.803
오라버니요?

20:42.303 --> 20:43.221
그래

20:43.930 --> 20:48.059
제자 입문은 스승님과
부모 자식 관계를 맺는 셈이야

20:48.142 --> 20:51.479
스승님이 부모고
제자는 다 스승님 자식이지

20:51.562 --> 20:53.648
남매끼리 '씨'는 이상하잖아

20:54.232 --> 20:59.153
우린 친한 선배를
형님, 누님이라고 불러

20:59.946 --> 21:01.656
알겠어, 아카네?

21:02.949 --> 21:05.118
넌 지금 내면에 집중할 게 아니야

21:05.201 --> 21:06.536
네 대답은

21:06.619 --> 21:08.204
아주 잘 봤다

21:09.414 --> 21:11.291
처음으로 이름을 불러 줬어

21:11.874 --> 21:12.709
네

21:14.210 --> 21:17.213
가르쳐 줘서 고마워요
쿄지 오라버니

21:17.297 --> 21:19.132
좋아

21:20.925 --> 21:23.344
청춘 같은 느낌이라 좋네

21:23.428 --> 21:27.974
그나저나 중간고사는 괜찮겠어?

21:28.057 --> 21:29.475
헐, 개망!

21:30.810 --> 21:32.228
'헐, 개망'?

21:32.312 --> 21:34.856
뭐가 개망인데?

21:36.274 --> 21:37.817
아니, 그게…

21:37.900 --> 21:41.404
지금부터 열심히 해야죠

21:41.487 --> 21:43.614
이 바보 천치야!

21:45.116 --> 21:48.703
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
했을 텐데!

21:48.786 --> 21:52.373
시험 기간에는
나 따라다닐 생각 말고!

21:52.457 --> 21:55.460
내일부터 매일 공책 가지고 다녀!

21:55.543 --> 21:56.502
거절은 거절한다!

21:56.586 --> 21:58.296
- 어쩌다 이렇게 됐지?
- 내가 가르쳐 줄게!

21:58.379 --> 22:00.256
- 나도 미지수야
- 내가 사형으로서!

22:00.340 --> 22:02.967
- 듣고 있어?
- 청춘이네

23:38.062 --> 23:40.940
아카네의 짧은 이야기!

23:44.360 --> 23:45.486
쿄지 오라버니

23:45.570 --> 23:49.031
그렇게 부르니까
진짜 친해진 느낌이네요

23:49.115 --> 23:54.328
응, 같은 일문, 한가족이란
소속감이 더 강해지지

23:54.412 --> 23:56.205
- 네!
- 하지만

23:56.289 --> 24:02.628
만담가는 다른 일문 선배들도
형님, 누님이라고 불러

24:02.712 --> 24:08.426
간사이 지역에서는
형님 대신 형이라고도 해

24:10.595 --> 24:13.556
하지만 그렇게 부르는 것도
후타츠메까지야

24:13.639 --> 24:15.516
선배가 신우치가 되면

24:15.600 --> 24:19.312
예의상 '스승'이라고
불러야 할 때도 있으니 주의해

24:19.395 --> 24:21.689
- 명심할게요
- 하나 더

24:21.772 --> 24:25.276
보통 스승님들은
이름을 붙여 부르지만

24:25.359 --> 24:31.157
자기가 모시는 분은
'스승님, 우리 스승님'이라고 불러

24:31.240 --> 24:36.454
사제지간은 부모 자식간이라고
생각하면 이해가 될 거야

24:36.537 --> 24:40.499
아! 자기 아빠는
'우리 아빠'라고 하지만

24:40.583 --> 24:43.669
친구 아빠는
'누구네 아빠'라고 하니까요

24:43.753 --> 24:44.962
바보 천치야!

24:45.046 --> 24:49.217
그럴 경우에는
'아버지'라고 불러야지!

24:49.300 --> 24:51.052
옙

24:51.135 --> 24:53.137
자막: 조은애
